기타활동/느낀점

스타트업의 열정강조에 대한 생각

늘근이 2016. 8. 7. 11:38

어느 스타트업의 대표의 푸념을 보았다.

조건, 돈, 배움의 기회등을 탐색하는 사람들만 있지 열정 있는 사람들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성공할 것이니, 어느정도의 사회적 잣대를 들이대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물론 멋진말로 포장은 할 수 있겠으나 여기에는 모순이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생각이 있고, 수많은 아이디어와 스타트업이 나왔다가 사라지고 있다. 당장 스타트업 맵을 볼수있는 로켓펀치만 보더라도, 서울에 스타트업이라고 달아놓은 회사가 얼마나 많은지 보라. 아주 동네 한 블럭당 하나 꼴로 존재한다. 그러한 수많은 스타트업들중 과연 대표들이 꿈꿀만큼 성공하는 곳이 얼마나 될까?

택시기사들에게 자신이 택시기사들중 평균 이상인것 같냐는 질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은 그렇다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애초에 자아에 관련된 객관성을 가지기는 쉽지않다. 망한다고 생각하는 스타트업은 없다. 굉장한 자신감과 용기에 스타트업을 창업했을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어마어마한 학교를 나오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필살기가 있다고 생각해도 그것이 백퍼센트라고 확신할수는 없다. 사람이 경험할수 있는 범위는 한정되어있고 이를 기반으로 판단하게 되는데 이의 결과는 다르니.

스타트업은 뼛속까지 자본주의가 아니던가? 어느정도의 투자를 받고 이를 이용해서 사람들이 자신이 투자할수 있는 기회비용을 소비하면서 무엇인가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리스크를 걸어서 거기에 대한 열매를 얻는 사이클이 아니던가? 그리고 그 열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게 바로 금전적 보상이 아니던가?

스타트업에서 사람을 구하려면, 그에대한 정당한 금전적인 보상을 지급하든지, 열매를 어느정도 같이 나누면서 구하든지는 상식이다. 이렇게 정당하게 사람을 구하지 않는 스타트업은 게시판에 글을 올려봤자 몰매를 맞고 게시글을 내리거나, 아니면 멤버가 조인한 직후에 객관적인 내부상황을 파악한 뒤  바로 퇴사를 해버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회사에 몸바쳐 열정을 불태우겠다는 사람은 물론 찾을수는 있겠다. 바로 그 스타트업 회사가 정말 명확히 성공할 것이 보이는 경우에 그렇게 자신의 금전적인 보상이나 추후 예상되는 이득에 대해 열정으로 포장이 가능하다. 다만, 10시에 구성원들이 퇴근이 이르다고 해고를 언급하는 회사, 계속 제품이 나온다고 하는데 나오지도 않고 이를 번복하는 회사, 초기멤버가 모두 떠나버린 회사, 이게 객관적인 팩트이며 좋지않은 시그널을 계속 내보이는 회사에게 구직자가 단순히 열정만을 불태운다고 말할수 있는가?  다른곳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일할수 없는 사람, 조급한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을까?

공개된 정보는 없는 상황에서 대체 무엇을 보고 열정을 불태우라고 말하고 싶은가? 차라리 그렇게 조언하고싶다.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것도 아니고 자신들이 보여줄 것은 없지만 열정페이와 함께 정말 조그마한 대박가능성과 꿈만으로 먹고살수 있는 사람을 찾을거면, 경마공원에서 투자랍시고 열심히 분석해서 고배당에 찰나의 투자를 하시는 분들이 참많은데 그분들을 스카웃하시라고. 아무것도 얻어가는것이 없으면서 회사에 다니라고 말하고 싶으면 그에대한 응당한 반대급부가 있어야 하는것은 기본 상식이다.

페이스북 따봉은 절대 객관적인 지표가 아니다. 허심탄회하게 시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회사가 얼마나 매력적임을 드러낼수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그에대한 응당한 인력시장의 가치를 제공할수 있는지, 간단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