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서평

인에비터블 (The Inevitable)

늘근이 2017. 8. 28. 00:45

미래에 다가올 세상을 저자의 그동안의 경험과 리서치를 통한 통찰이 하나의 컨텐츠로 묶여 나온 책으로 몇가지 수사어구나 철학적인 표현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정보가 많다.

사실, 10년전 모바일 시장을 생각해봤을때 기술의 발전은 어마어마하다. 애플이 아이팟을 만들었을때 아이리버를 듣고있던 우리는 애플의 힙함을 느꼈지만 아예 생활행태를 죄다 바꿔버리는 그런 변화는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다.

아이팟은 잘 구축되어있지 않은 인터넷망에서 간신히 돌아갔지만 인프라는 금방 대비가 되었고, 아이폰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애플 생태계는 미친듯한 앱기반 스타트업 생태계또한 만들었다. 현재 지하철의 반 넘는 사람들은 모두 핸드폰 화면만 보고있고 실시간으로 온라인게임과 동영상을 쳐다보고있다. 길거리에는 1인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셀카봉으로 여기저기 걸어다니고 있고, 채팅 앱으로 비롯된 캐릭터 굿즈는 미친듯이 팔린다.

이 책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 대해 어느정도의 시나리오도 제시하며 이러한 흐름을 잘 나타낼수 있는 단어로 압축해서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다만 번역에서는 라임력이 좀 떨어져서 영어로 단어를 적어본다. 뭔가 스토리가 있어서 라임도 딱딱맞는것 같지만 접미사만 맞춘것같기는 하다. 아래는 그냥 읽으면서 생각나는 부분에 대한 감상평을 써본다.

 

becoming - 새로운 세계 온다!

 

cognifying - AI의 도래

뭔가 분위기로 보면 요즘세상에 AI가 모든것을 대체할것 같기는하다. 워낙 알파고 이후에 너무나도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앞으로 변화할 미래에 자기가 대체되지는 않을까 하는 막연한 걱정 (실제 정말 걱정하는 사람은 소수지만) 들도 많은것같다. 다만, 느끼는 만큼 기술적인 변화가 있었다기 보다는 하드웨어의 변화일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실상이 50년전에 나왔던 통계학이든 어쨌든, AI라고 종종 혼용되어버리는 데이터 처리분석기술은 어느 영역과도 짬뽕이 잘되는 영역은 확실하다. 우리가 전문적이라고 칭하는 분야는 어쨌든 어떠한 패턴에 대한 잘 안다는것과 다름이 없을때가 있으니까.

부동산 + AI / 장난감 + AI / 음악 + AI / 주가 + AI / 고객반응 + AI 등등 어떠한 말도안되는 분야도 데리고 와서 AI만 붙이면 실제로 서비스를 하나 만들어낼수있다. 부동산은 이미 이전부터 가격모델링 등 진행된 분야가 맞는 듯하고, 음악추천, 주가움직임 예측도 마찬가지다. 어디까지를 AI라고 불러야할지 난감하긴 한데 일단 광의적인 범위로 잡으면, 안쓰이는 분야가 없을 정도이다. 실제로 영상의학진단분야, 법조영역도 패턴화할수있는 부분은 그 대상이 되고 있는 중이다.

92페이지에 나오는 단락이 웃기긴한데,

사람의 자기합리화 과정을 잘 보여준다. 분명 사람만이 할수있는 일이있다. 다만 그것도 지나고 보면 대체화될수있는 일이였을지도.. 특히나 영상의학쪽의 스타트업들이 슬슬 치고 올라오는것을 보면, 옆에서 열심히 도와주기만 하던 진단로봇이 어느샌가 관련 종사자들의 일을 대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인력시장을 보면 AI는 현재 너무나도 찾는 곳도 많고, 도입하고 싶은곳도 많은것 같다. 실제로도 기업의 팀단위 리더들도 자신들의 일을 빛나게 하기위해서는 AI라는 문구가 식상하더라도 좀 넣어보고 싶은 주제로 비치는 듯하다.

 

flowing -

이 챕터에서 강조한 부분은 실제로 복제가 쉽고 기술오픈이 많이 되어있는 지금 시대에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것인가에 대한 통찰 부분이다.

IT서비스를 만들다보면, 세상에 활용할수있는 무궁무진한 기술이 있다. 심지어 라이센스는 MIT, Apache등 아무런 제약사항이 없는경우가 많다. 실제로 얼굴인식을 하기위해서는 키값만 넣고 이미지만 던지면 되는경우도 있고, 그밖에도 좀더 아랫레벨에서 쓸수있는 많은 기술들이 그냥 널려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오픈되어있는 마켓에서 어떻게 돈을 벌것인가?

영화를 예로들어보면 분명 토렌트로 뿅 다운로드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영화관에서 느낄수있는 매력과 경험이 있다. 사람들은 또한 스타크래프트 초회판을 산다. 멋진 스킨을 하나 끼워서 주기 때문이다. 이 스킨은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받을수없다. 아프리카에서 열심히 찡긋찡긋하는 bj들을 보면 여기에 돈을 투척하는 애들은 무슨 생각이지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어느순간 빠져서 보게 되는 채널에는 한번씩 후원을 해볼수도 있다. 티비속 bj는 신나서 좋아한다. 대다수는 공짜로 즐기지만, 이러한 후원은 개인 컨텐츠가 범람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리눅스의 소프트웨어는 공짜이다. 하지만 여기 유지보수관리비용은 유료이다.

 

screening - 화면

현대사회에 화면은 예전에 비해 억수로 중요해졌다. 하루중 제일 시간을 많이 쓰는 건 컴퓨터 화면, 모바일 기기 화면이다. 화면은 예전의 책과는 달리 실시간으로 바뀌며 정보를 계속해서 짧게짧게 전달한다. 책으로 정보를 얻던 시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에따라 저자가 예상한 미래모습을 그려본것은 나름 인상이 깊다.

아침이 오는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깨어, 손목시계로부터 오늘 날씨와 속보에 대한 빠른체킹을 한다. (시계를 안끄르고 자는 사람이 배터리가 남아있는지는 미지수) 아침을 먹기위해서는 스마트냉장고가 무슨 재료가 있고 무슨음식을 만들수있는지 알려준다. (물론 먹는건 결국 시리얼에 우유일지도). 그리고 차를 타고 출근하는데 전광판은 개인화가 되어있어 개인마다 보여주는 광고가 다르다. (기술적으로는 아직은 AR기기를 쓰고다니지 않는다면 힘들다. 여보! 왜전광판에 야한광고가나와! 라고 쿠사리 들을지도..) 작업은 키보드뿐만아니라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 잠시 본것처럼 손으로 난잡스럽게 할수도 있다. 분명 맥북의 제스처도 편한 구석이 있긴하다. 마지막으로 구글이 한번 출시해본 증강현실 안경이 개선되어 지나가면서 많은 정보를 얻을수도 있겠다.

 

accessing - 소유보다는 구독!

이건 거부할수없는 흐름인듯하다. 넷플릭스가 비록 우리나라를 제대로 케어해서 공략한다는 느낌은 받지는 않지만 넷플릭스처럼 구독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음악스트리밍 서비스는 벌써 한달 500원으로 꼬신다음에 해지하는걸 귀찮아하는 소비자 특성을 면밀히 접근하여 가격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며 그 잘난 사람들이 많이 근무한다는 넷플릭스도 한국에 상륙하여 한달 공짜 서비스로 사람들을 꾀어내고 있다. 면밀한 가격제도는 아닌듯 싶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인식을 넓히는 중이다. 마찬가지로 packt출판사는 여러 기술서적으로 한달 구독으로 무제한 볼수있게 하고 뭘 볼것인지는 제한을 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컨텐츠가 너무나도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이에대한 개별적인 통제보다는 이러한 방법으로 과금하고 이를 배분하는 서비스 모델이 소비자나 생산자에게 서로 편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귀가 물러지도록 듣는 넷플릭스 협업 필터링 추천 모델덕에 몇개만 내가 좋아하는걸 고르면 자동 큐레이션이 되지 않는가.

 

sharing - 공유의 힘

미친듯이 공유되는 sns에서의 글조각들은 그것이 내용적으로 충실하든 사기이든 많은 사람들에게 삽시간에 공유가 된다. 깃허브에 올라와있는 코드들은 그 자체로 완성도가 상당히 있는것들이다. 공유는 clone명령어를 통해 삽시간이다. 유투브에 올라오는 바이럴이 도는 영상들은 엄청나게 빨리 공유가되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아는 지인은 상품에 힘을 쏟는 시간을 제외하면 항상 인스타그램만 한다고 한다. 힙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함으로써 내가 파는 상품의 힙함을 알리고 이를 보는 사람들은 나름의 정보라고 생각하여 저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무슨 소보로로 유명한 빵가게, 초코파이로 유명한 빵가게, 팥빵으로 유명한 빵가게.. 그곳에 갔다온 추억은 삽시간에 퍼져나가 가게앞에 줄을 더 서게 만든다. 군산에 가보라. 더운날 짬뽕집에 사람들이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굉장히 줄을 많이 서있다. 공유의 힘이다. 백화점에 신규브랜드가 입점하는데, 인터넷 블로그에서 상당히 인기를 끈 개인 브랜드가 입점된다고 바이럴이 돈다. 그 소문은 구매력있는 여성들에게 삽시간에 퍼져나가 매출이 늘어난다.

 

filtering - 하도 내용이 많아서 골라서 줘!

accessing에서 언급했듯이, 너무나도 접근할수있는 데이터는 많다. 12개월동안 노래 800만곡, 새책 200만권, 영화 1만6000편, 블로그포스팅 300억개, 트윗 1820억개, 신제품 40만개. 정말 미친듯이 많다. 이를 제대로 내가 원하는 정보만 노출시켜주는 필터링은 무조건 필요하다. 이는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마케팅 기법이 발달되어 있으며 역시 많은곳에서 발견된다.

 

remixing - 컨텐츠의 리믹싱

저자는 굉장히 많은 량의 개인컨텐츠들이 제작되는것을 보고 리믹싱된 컨텐츠들이 흘러나올것이라고 현상을 설명한다. 실제로 여러가지 영화 편집본을 통해 제일 무서운 영화 10선, 믿거나말거나 10선과 같은 컨텐츠가 유투브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있고 한번씩 클릭해보고싶은 느낌도 든다. 이 컨텐츠들은 티비가 보여줬던 컨텐츠보다 짧고 순간적이지만 방대한 양과 개인적 취향에 맞춰져 있다. 물론 내용은 실망일 경우가 많다.

 

interacting - VR

VR은 인류가 상상할수있는 역사의 시작부터 상상해왔던 것 아닐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지금은 VR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는 상태지만 그전에는 3d로 제작된 게임, 그전에는 역할극, 그전에는 망상과 꿈이 있을것이기 때문이다. VR시장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빠르지는 않다. 어지러움이라든지, 컨텐츠의 부족, 촉감의 부재등의 문제가 좀 있기 때문이지만 앞으로 이런 곳에 돈냄새가 날수밖에 없다. 완숙하지 않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VR시장은 책에서 말했듯이 감각증가, 친밀감증가, 몰입도 증가의 세가지 키워드로 성숙할수있는 시장인듯싶다.

 

tracking - 추적

일상생활을 추적하면 재미있다. 한강을 통해 잠실까지 출퇴근할때 나의 자전거 기록을 하나하나 기록하는것은 꿀잼이다.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것도 재밌고 하나하나 쌓여가는 나의 건강데이터가 나에게 건강해지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추적할수있는 데이터는 많다. 식단, 건겅상태, 수면패턴, 기분, 혈액, 유전자, 위치, 근력, 정력, 집중력, 생산성,배설물, 미생물, 이를통한 개인화된 알약 생성기. 자동차, 교통상황, 택시, 장거리여행, 드론감시, 우편물, 휴대전화 위치, 공공카메라, 스마트홈, 집 감시, 상호작용기기, 카드사용, 전자상거래, 금융, 신용카드, 전자지갑, 사진얼굴인식, 웹, 소셜미디어, 검색브라우저, 스트리밍, 독서, 운동추적..

 

questioning- 질문을 잘해라.

개발자로써 요즘 개발은 구글이 한다. 구글이 검색결과 상위에 뜨는 블로그들은 왠만한 책보다 트렌드가 앞서있다. 물론 틀린경우도 많지만 뭐 어떠랴. 딴걸 또 찾아보면 되는데.

사실 이 챕터는 조금은 철학적인데, 구글이 평소에 사람들에게 검색결과를 제공하는 일이 굉장히 유용한 일인데, 갑자기 조금 근엄진지해지면서 질문을 잘해야 한다고 마무리를 슬슬한다. 사람이 빛의 속도로 달리면 어떻게 될까? 라는 질문이 e=mc제곱이라는 방정식을 만들어냈듯이, 답할수있는 질문이 꼭 좋은 질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한말인것 같으면서도, 상당히 통찰력있는 문구라고 생각한다.

그려러니가 아닌, 굳이 왜 그렇게 해야지 라는 생각은 업무에서나 사람의 삶에서나 무언가를 바꾸는 원동력이 될수있다.

 

beginning - 새로운 세상 시작한다!

 

이 책은 상당히 많은 리서치로 작성된 책이라고 느꼈고 한권 옆에 끼워두고 필요한 분야에서의 통찰이 필요할때 한번씩 꺼내볼수 있는 책이라고 느꼈다. 물론 한글로 번역된 책의 특성상 엄청 재밌지는 않다. 내용상으로도 가끔 한번은 뜬구름도 잡았다가 장자도 되었다가 하고싶은말 했다가 굳이 어울리지 않는 대유를 하기도 하지만 어쨌건간에 미래를 한번 슥 쳐다볼수도 있고 어떤 서비스와 물건을 만들어야 팔릴지 한번은 더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는것은 같다.

물론, 자기가 살고있는 세상을 굳이 깨고싶은 생각이 없으면 책도 술술 읽히지는 않을듯하다. 스토리와 재미는 다소 떨어지므로.

자동차 전자장비와 IoT, 그리고 블록체인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어 아쉽기는 한데 다소 더 도메인에 치우친 전문적인 분야라 그런듯하며 이는 시간이 되면 내가 정리해보고싶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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